DayOne · 2026. 10. 6.
카드쇼에 가면 손님으로만 다녀서, 부스 안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했죠. 이번엔 카드왕이 셀러로 참가한 일산 카드쇼 브이로그예요.
3일짜리 행사 중 마지막 날 하루를 따라갑니다. 영상은 15분이에요.
카메라가 처음 간 곳은 카드쇼장이 아니라 아내분이 운영하는 빨래방이에요.
이유는 하나였어요. 현금이 없어서요. 거스름돈으로 쓸 잔돈이 필요해서 챙기러 왔대요. 아내한테 허락은 안 받았다고 하고요.
목소리는 이미 다 쉬어 있었어요. 어제 행사 끝나고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 곱창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면 다들 시끄럽게 떠들잖아요. 그러다 목이 또 나갔대요. 가는 길에 목캔디 하나 먹고 버텨 보겠다고 했어요.
이틀 동안 어땠는지도 짧게 말해 줬어요.
첫날은 사는 사람이 많았고, 둘째 날은 구경하는 사람이 많았대요. 그래서 둘째 날은 생각만큼 팔지 못했고요. 그래도 많이 팔긴 했어요. 지금 돈이 없어서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요.
미국 출장이 일주일 앞이기도 했어요. 어제는 감스트 님이 부스에 다녀갔는데 2차 외상은 실패했대요. 월드컵이 끝나고 미국에 다녀온 다음에 스케줄을 맞춰 다시 만나기로 했고요. 바쁜 분이지만 받을 건 받아야 한다고 했어요.
어린 손님이 와서 "형 김현금이다" 하면 AR 카드를 한 장 공짜로 줬대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삼촌 유튜브 구독해. 엄마한테 말해서 엄마도 구독하고 아빠도 구독하고.
진짜로 엄마 아빠까지 구독한 경우가 있었대요.
부스에 서 있으면 사러 오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에요. 카드를 팔러 오는 사람도 있어요.
카드왕은 매입도 해요. 등급 카드인지 싱글 카드인지부터 물어보고요. 한 분이 서포터 카드를 들고 왔는데 사양했어요. 자기도 서포터가 너무 많아서 정리하는 중이라, 사 주고 싶어도 못 사 준다고요. 오늘 매입하는 사람은 아마 자기뿐일 거라면서 좋은 데서 팔리면 좋겠다고 덕담도 했어요.
이날 영상의 절반은 아이들이에요.
초등학교 4학년 친구가 일본판 SAR 카드를 들고 왔어요. 카드왕이 "팔고 싶어? 교환하려고? 마음에 드는 카드가 있어?" 하고 물었는데, 아이는 딱히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 줬어요.
카드는 작은 사회야.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거래하고 교환하는 방법을 배울 거야. 그걸 미리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돼.
아이가 아크테릭스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그것도 알아보고 칭찬해 줬어요.
다른 아이는 더 비싼 카드를 뒤에서 꺼내 보여 줬어요. 카드왕이 이 좋은 걸 왜 등급 안 보냈냐고 하더니, 세 장은 가지고 있다가 값이 더 오르면 그때 팔아도 되지 않겠냐고 했어요. 매입하는 셀러가 팔지 말라고 말리는 셈이죠.
오늘의 1호 거래는 피카츄 카드였어요. 손님이 19에 달라고 하니까 카드왕이 "첫 손님인데 너무 깎는 거 아니냐, 장사 접어야겠다" 하고 능청을 떨다가 결국 그 가격에 팔았어요. 거래가 깔끔했다며 좋아했어요.
열 장을 골라 온 중학교 입학 앞둔 친구한테는 두 장을 서비스로 주고 12,000원만 받았어요. 같이 온 아버님이 그러더라고요. 오기 전부터 이 친구가 카드왕 구독하고 싶다고 했다고요. 카드왕은 "어린 팬이 생겼다" 하면서 아버님하고도 악수를 했어요.
일곱 살 꼬마는 자기 아들이랑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대요. 일곱 개는 못 주고 하나 골라 가라고 했더니 한 번에 찾아 갔어요.
우연히 친구끼리 부스에서 마주친 장면도 있었어요. 캠핑 같이 다니는 사이래요. 카드왕이 여기가 만남의 장이 됐다고, 현금이는 자석이라고 웃으면서 서비스 카드를 쥐여 주고 "캠핑이 최고다, 공부보다 캠핑이지" 하고 보냈어요.
중간에 반가운 손님도 왔어요. UFC 선수 유수영 님이에요.
카드왕이 399장 한정으로 준비한 카드에 직접 사인을 받았어요. 카메라를 보고 "진짜 멋있다"고 하는 소리도 들렸고요.
누가 물었어요. 앞의 두 날이랑 비교하면 어땠냐고요.
카드왕은 오늘이 제일 좋다고 했어요. 앞의 이틀은 정신이 없어서 손님한테 설명해 드릴 틈도, 수다를 떨 틈도 없었대요. 오늘은 차근차근 설명하고 가벼운 대화도 할 수 있고, 꼬마들이 와서 인사까지 해 준다고요.
손님이 카드를 들고 오면 가격을 바로 못 매길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전문가를 불러요.
카드왕이 "이강산 씨"를 불러서 전당포처럼 감정을 부탁하는 장면이 재밌었어요. 이강산 씨는 럭키 카드에 특화된 분이라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래요. 최근에 얼마에 거래됐는지 금방 읊어 주더라고요.
또 다른 손님이 릴리의 결심 같은 서포터 카드와 개굴닌자를 들고 왔는데, 이 거래는 좀 길었어요. 카드왕이 "공정하자"고 하면서 카드를 봤는데 가로선이 하나 눈에 띄었거든요.
다른 상태는 다 좋죠. 일부러 안 꺼내 보고 있어요. 하자를 찾을까 봐.
손님은 상태 좋다고 했고 카드왕은 가로선을 가리켰어요. 그러다 누군가 카드 뒷면에 불을 비춰 보려고 하자 카드왕이 말렸어요.
사람을 믿으면서 해야 돼. 이 카드가 가짜다, 나쁜 카드다 생각하고 덤벼들면 서로 싸움밖에 안 돼.
이날 카드왕의 마음은 내내 팬텀 카드에 가 있었어요. 눈앞에 있는데 지금은 못 사고 있다고요. 그러면서도 카드는 욕심내면 도망간다고 스스로를 달랬어요.
오늘 400만 원어치만 더 팔아 보겠습니다. 그래서 팬텀을 꼭 사는 걸로.
그러고는 정말 샀어요. 피카츄 카드를 거의 다 팔았대요. 카나자와, 시부야, 히로시마에서 구한 피카츄까지요. 후회는 없다고 했어요.
PSA 10 등급으로 정말 갖고 싶었던 카드라서 조금 무리해서라도 샀대요. 많은 사랑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했어요.
마감 무렵엔 카드를 들고 온 11살 친구가 있었어요. 등급을 받아도 괜찮은 카드인지 물어보는 친구였죠.
카드왕이 카드를 살펴보고 위아래 센터링이 조금 어색하긴 하다고 했어요. 그래도 팔 거 아니고 이 카드가 너무 좋아서 갖고 싶은 거라면 등급 받아도 괜찮다고요. 그러고는 자기 아들이랑 동갑이라며 이런 말을 해 줬어요.
카드는 돈으로 생각하지 말고 수집으로 생각해. 돈으로 생각하면 결국 욕심이 나거든. 그러면 나중에 상처를 많이 받게 돼. 수집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게. 알겠지?
정리를 하면서 카드왕이 한 얘기를 옮겨 봤어요.
재밌었고, 아쉬웠고, 마지막엔 조금 설레기도 했대요. 다음 주엔 미국 갈 준비를 해야 하고요. 3일 동안 자리를 비울 수 있게 해 준 아내한테 고맙다고 했어요. 사람도 많이 만났고, 구독자도 늘었고, 친구들한테 공짜로 카드도 주고, 어린 친구들한테 매입도 하고, 판매도 많이 했다고요.
그러고는 카드 문화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어요.
아직 카드 문화는 더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요. 제가 열심히 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미디어 어디서든 더 평준화가 돼서, 우리가 더 재밌게 카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편집하시는 분이 어렵다고 했다는 말에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마무리했어요. 이날 영상 제일 끝에 "미국 갑니다" 하고 인사를 남긴 채 끝나요.
카드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다면 제1회 TCG 마켓 현장도 같이 읽어 보세요. 다음 영상은 카드왕 김현금 유튜브에서 볼 수 있어요.